청년실업과 조기퇴직이 사회 문제가 된 지 오래다. 더구나 창업의 경우 3년 이상 존속할 확률이 5% 미만이라는 통계를 접하고 보면 창업도 쉽지만은 않다. 하지만 정부가 마련한 각종 제도와 정부의 인증을 받은 교육기관의 교육프로그램을 잘 활용하면 거의 무료로 취업이나 창업 또는 재기를 위한 전문지식을 습득할 기회가 많다. 와인 관련 분야에 종사하거나 이 분야로 진출하고자 하는 사람들이 활용할 수 있는 정부의 지원제도도 있다. 고용보험료를 내고 있는 직장인은 고용노동부의 ‘재직자 근로자 훈련 지원 제도’를 활용하면 교육비의 15~20%까지 지원받을 수 있다.

구직자(실업자)도 거의 무료로 와인 전문가가 될 수 있는 길이 있다. 구직자는 노동부의 내일배움카드제도를 활용하면 노동부의 승인을 받은 교육프로그램에 한해 교육비의 60%를 지원받을 수 있다. 이 제도는 연간 지원총액이 1인당 200만원으로 한정돼 있다. 이 정도면 웬만한 분야의 전문지식을 습득하는 데 충분하다. 특히 레스토랑에는 아르바이트로 근무하는 비정규직 직원이 많은데 이 혜택을 받는다면 전문가가 돼 정규직으로 전환될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 사업주도 이를 잘 활용한다면 적은 비용으로 와인 전문지식을 갖춘 직원을 얻어 매출을 늘릴 수 있다. 또 복지 혜택으로 활용하면 직원의 이직률을 낮출 수도 있다.

하지만 이런 좋은 제도가 마련돼 있음에도 이를 잘 활용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우선은 홍보 부족 때문이다. 이런 제도가 있음을 모르는 사업주는 여전히 많다. 정부 차원에서 사업주에 대한 보다 적극적인 홍보가 필요하다. 구직자나 재직자가 이런 프로그램을 알고 있더라도 피고용인의 입장에서는 먼저 나서서 사업주 동의를 구하기 어려운 상황이 있어서다. 사업주 협조가 없으면 정규직이든 비정규직이든 정기적으로 시간을 내야 하는 교육 프로그램에 참여하기 어렵다. 특히 다른 직종에 근무하는 경우에는 근무시간 이외의 시간을 활용해 교육을 받고자 하더라도 이직 의사 같은 오해를 살 우려가 있다 보니 드러내놓고 이 제도의 혜택을 볼 수 없는 경우도 있다.

와인 전문가가 된다는 것은 꼭 와인 업종에만 필요한 것은 아니다. 실제 비즈니스에서 와인지식 활용이 가능하기에 이에 대한 다른 업종 사업주의 인식 전환도 필요하다. 최근 미래에 대한 절망과 초조로 고민하는 청소년들을 위한 책이 베스트 셀러에 올랐다. 구직을 하다 보면 절망에 빠질 때도 많다. 개인적으로 알고 지내는 한 20대 중반의 구직자 청년은 “실력을 쌓을 기회와 돈이 있어야 스펙을 갖추는 것 아니냐”며 한숨 짓는 모습을 자주 보인다. 학교를 마친 모든 이가 일할 수 있는 기회를 충분히 얻지 못하는 현실은 서글프다.
 
하지만 돈이 없고 직장이 없다고 해 실력을 갖추기 위한 기회까지 아예 없는 것은 아니다. 비단 와인 분야만이 아니다. 정부의 구직자나 재직자 프로그램을 활용하면 저렴한 비용과 정부가 인정한 제대로 된 교육기관으로부터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가 될 수 있는 길이 열려 있다. 필자도 20대 때는 항상 새로운 도전의 연속이었다. 지금은 와인 전문업체를 이끌고 있지만 불과 10여 년 전만 해도 와인은 그저 나와 상관없는 것으로 여겼었다. 시작은 작은 것이어도 좋다. 구직자든 재직자든 인터넷 검색을 통해 전문가가 되는 필요 정보를 충분히 구할 수 있다. 좀 더 적극적으로 노동부의 지역 사무소를 직접 방문하면 다양한 지원 프로그램에 대한 안내를 받을 수도 있다. 젊은 구직자를 고용하고 있는 사업주라면 직원들이 각자가 좋아하는 분야의 전문가가 될 수 있도록 이들이 필요한 교육을 받을 수 있는 기회와 시간을 충분히 내줘야 한다. 그게 미래를 준비하는 다음 세대에 대한 의무다.

이철형 와인나라 대표

* 출처 :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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