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보창업은 위험, 경력 쌓은 후 창업해야 유리
소규모 생계형 업소, 공동브랜드로 활로 찾아야
[이데일리 김유성 기자] 미용실은 흔하게 볼 수 있는 창업 아이템이다. 도심은 물론 동네 길 어귀에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미용실은 점포만 있으면 창업이 어렵지 않고 유지비용도 비교적 적은 편이다.

미용업계가 대전환을 맞은 것은 1990년대 미용시장 개방 때부터다. 1993년 프랑스 유명 미용 프랜차이즈 `쟈끄데상쥬`가 들어오면서 우리나라 미용업계에도 프랜차이즈화 바람이 불었다. 현재는 박준뷰티랩, 박승철헤어스투디오 같은 미용 프랜차이즈가 매장의 대형화, 서비스의 고급화를 이끌고 있다. 하지만 대부분은 소규모 생계형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통계청이 발표한 2009년 서비스부문 통계 자료에 따르면 전국의 미용실은 7만8154개로, 종사자 수는 11만9042명에 달한다. 미용실 한 개에 약 1.5명이 일하는 셈이다. 이는 원장 혼자 일하는 미용실이 많고 기껏해야 한 명의 직원을 더 두는 수준이다. 전체 매출액은 3조3241억원으로 미용실 하나당 연 평균 매출은 4435만원, 1인당 매출액은 약 2800만원이다.

업계 전체적으로 영세한 가운데 미용실 간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따라서 미용실 창업에는 철저한 준비가 필요한 상황이다.


미용실, 인내심이 필수

미용실 창업을 위해서는 국가공인 헤어미용사 자격증을 취득해야 한다. 미용실 창업을 위한 첫 번째 관문인 셈이다. 자격증 준비는 일반 미용학원에서 체계적으로 할 수 있다. 근래 들어서는 계좌제의 시행으로 학원비의 60%까지 국고 지원을 받을 수 있다.

헤어미용사 자격증 취득을 해도 바로 미용실을 창업하기는 무리다. 연차에 따른 기술 숙련도 차이가 크기 때문이다. 이미 창업한 미용실 원장들도 미용사 보조로 수년간 일하다 독립해 자신의 미용실을 연 경우가 대부분이다.

▲ 박명숙 본연애 묵동점 원장
박명숙 본연애 묵동점 원장도 6년간 미용사 보조로 일하다 자신의 미용실을 열었다. 미용사 보조로 있던 때는 저임금에 쉬는 날 없이 일했다. 지금은 박 원장이 보조로 일하던 때보다는 나아졌지만, 미용사 보조가 저임금을 감수하고 기술을 배우는 형태는 그대로 이어지고 있다. 미용사들은 보통 이때가 가장 힘든 시기라고 한다.

미용사 보조로 일하다 기술이 숙련되면 독립을 할 수 있다. 이때는 정식 헤어 디자이너로 규모가 큰 미용실에 미용사로 일하거나 자신의 미용실을 연다.

박 원장은 독립해 현재의 자리에 18년째 미용실을 운영하고 있다. 처음에는 개인 미용실로 열었지만, 브랜드 마케팅의 필요성을 절감해 뷰티 공동 브랜드 `본연애` 미용실로 간판을 바꿨다.

한 자리에 오래 있다 보니 단골도 많이 늘었다. 멀리서 찾아오는 손님도 있다. 미용실 운영은 안정기에 접어들었지만, 박 원장의 생활은 여전히 눈코 뜰 새 없이 바쁘다. 그는 오전 9시 30분에 출근해 오후 9시까지 영업을 하고 쉬는 날에도 나와서 일할 때가 많다.

박 원장은 미용실 창업의 첫 번째 조건으로 인내심을 들었다. 그는 20년 넘게 일해와 이력이 났지만, 미용일 자체가 고되고 쉽지 않기 때문이다. 어떤 일이든 묵묵히 참고 이겨낼 수 있다면 미용사로서 반은 성공인 셈이다.


매장 위치도 중요

사당역 근처에서 남성 미용실 프랜차이즈 블루클럽을 운영하고 있는 윤갑석 지점장은 미용실을 창업하기 위해서는 `목`을 잘 잡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 윤갑석 블루클럽 사당점 지점장
블루클럽 사당점은 하루 평균 100여명의 손님이 들어온다. 윤 지점장은 디자이너 3명을 고용해 이들 손님을 소화하고 있다. 윤 지점장은 “목 좋은 곳이 권리금, 임대료가 높지만 그만큼 값어치가 있다”며 “청결과 서비스도 중요하지만 손님의 눈에 쉽게 들어오는 곳에 미용실이 있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블루클럽 사당점은 사당고가교 대로에서 남현동 주택가로 들어가는 길 어귀에 있다. 사당역에서도 멀지 않다. 사당역을 오가는 남현동 주민은 매일 블루클럽 사당점을 지나치는 셈이다.

주요 고객은 커트를 하려는 남성들이다. 블루클럽이 남성을 위한 미용실이라는 이미지 덕에 특별한 홍보를 하지 않아도 남성 손님들이 몰리는 편이다.


소규모 미용실, 갈 길은

2008년 이후 미용실의 증가율이 1%대로 떨어졌지만 아직도 많은 편이다. 단순 계산으로 인구 600명당 미용실이 한 개씩 있는 상황이다. 한 지역에도 수없이 많은 미용실이 몰려 있다 보니 경쟁은 치열해지고 매출은 답보상태다.

외모에 투자를 많이 하는 젊은 층까지 동네 미용실을 외면하는 추세로 갈수록 시장 상황은 어려워지고 있다.

이에 강유안 한국뷰티산업진흥원 원장은 “많은 소형 미용실이 매출이 떨어지는 것에 발만 동동 구를 뿐 실제 개선을 위한 방법론에는 무지한 편”이라고 지적했다.

강 원장은 “경영이 어려우면 이에 대한 철저한 분석과 대책이 있어야 한다”며 “영세 자영업자들이 이를 직접 하기란 무리”라고 말했다.

▲ 뷰티 공동 브랜드 본연애. 아직은 시작 단계다.

그는 “대형프랜차이즈 본사가 제공하는 경영개선 시스템, 브랜드 마케팅이 자영업자에게도 필요하다”면서 “공동 브랜드를 키워 실제 자영업자들이 경영 컨설팅 등을 정기적으로 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현재 뷰티 업종의 공동 브랜드로는 보건복지부 주도로 시작한 본연애가 있다.

본연애는 소규모 네일아트·헤어·피부관리 매장의 브랜드 마케팅을 위해 지난해부터 시작했다. 회원 매장의 실제 매출 증가를 위해 전문가의 컨설팅도 하고 있다. 아직은 시작 단계로 수도권에 8개 매장이 있다.
이데일리 EFN 김유성 기자 kys401@ 김유성기자의 다른 기사/칼럼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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