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자리를 찾다"(자료사진) 작년 10월 경기도에서 열린 청년층, 중장년층, 다문화가족 등 맞춤형 취업박람회에 구직자들이 몰려있다.

기업도 외국인노동자보다 결혼이민자 선호

(서울=연합뉴스) 경수현 기자 = "주변에 공장에서 일하거나 비닐하우스로 일 다니는 사람도 많거든요. 통번역지원사는 사무직종인데다 보람도 있어 인기 직업이에요."

지난 1월 30일 다문화가족지원센터의 통번역지원사 채용 시험장을 찾은 베트남 출신 이주여성 응오티닌(24. 경남 진주)씨가 밝힌 응시 이유다.

응오티닌씨처럼 일자리를 찾는 결혼이주여성의 구직 열기가 뜨겁다. 한국어가 익숙해진 이주여성들이 늘면서 가계에 보탬이 되고자 일자리 찾기에 나서고 있는 것.

◇ 구직 활동 활발..아직은 단순 노무직이 주류

정부의 취업포털 사이트인 워크넷에 오른 결혼이민자의 구직 신청은 지난해 1만1천724건으로, 2년 전인 2009년 1천995건에 비해 6배 가까이 늘었다.

정부가 2010년 5월 결혼이민자의 사회 통합과 경제적 안정을 지원하고자 취업지원 종합대책을 마련하면서 고용노동부의 고용센터에 대한 홍보를 강화한 이유도 있지만 기본적으로는 구직 희망자가 갈수록 늘어나는데 따른 것이다.

진출 분야는 아직 외국인 노동자를 대체하는 단순 노무직이 주를 이룬다.

지난해 결혼이민자 250명에게 취업을 알선하는데 성공한 관악고용센터의 배석현 취업알선팀장은 "제조업의 단순노무직이 80~90%이고, 나머지 10~20%가 통역이나 무역업, 외국어 강사 등 전문직에 취업했다"고 말했다.

이어 "외국인 노동자는 최대 5년 간 머문 뒤 고국으로 돌아가야 하지만, 결혼이민자는 중도 퇴사하지 않고 계속 일할 수 있는 장점이 있기 때문에 결혼이민자에 대한 기업측 반응도 좋다"며 "기업의 구인 수요도 늘고 있다"고 덧붙였다.

실제 중국인 관광객과 체류 외국인 등이 증가하는 상황이라서 고용 시장에서 결혼이민자들이 노릴 만한 일자리가 자연스럽게 확대되고 있다.

신한은행은 외국어 콜센터 상담업무를 강화하고자 현재 결혼이민자를 중심으로 태국어를 할 줄 아는 상담사를 모집 중이다.

결혼이민자 취업지원 협약식(자료사진) 행정안전부, 고용노동부, 여성가족부 등은 2010년 9월 '결혼이민자 취업지원을 위한 공동협력 협약식'을 열었다.

이 은행 김경희 차장은 "현재 영어, 일어, 중국어, 베트남어, 몽골어 등 5개 언어권 상담사 11명 중 베트남어와 몽골어 상담사 5명은 결혼한 현지 출신 여성들이 맡고 있다"며 "외국인의 서비스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태국어 상담사를 추가하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 정부 지원 '마중물 역할'..본격 효과는 시간 필요

정부의 결혼이민자 취업 지원책도 점차 확대되고 있다. 정부가 직업훈련교육비를 지원해주는 '내일배움카드제'에서 결혼이민자는 올해부터 기초생활수급권자와 함께 자비 부담을 면제해주고 있다.

또 결혼이민자에 대한 직접적인 일자리 제공도 늘렸다.

행정안전부는 결혼이민자를 활용한 '다문화 IT방문 지도사'를 작년 50명에서 올해 100명으로 늘리기로 했고 여성가족부는 결혼이민자 통번역지원사 및 통번역지원사보를 기존 210명에서 280명으로 증원했다.

이런 일자리는 계약기간 경제활동 기회를 제공하는 것 못지 않게 결혼이민자들이 경력을 쌓아 더 좋은 조건의 직장을 잡을 수 있도록 하는 마중물 역할을 한다.

통번역지원사 관리업무를 맡고 있는 한국외대 다문화교육원의 정지은 팀장은 "다문화가족센터의 통번역지원사 경험을 토대로 관공서나 금융사 쪽으로 진출하는 경우들이 속속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아직 결혼 이민자들의 일자리는 충분치 않다.

실제 지난해 워크넷에 올랐던 결혼이민자의 취업 건수는 3천111건으로 신청 건수의 26.5% 수준에 그쳤다.

2009년 전국 다문화가족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결혼이민자는 한창 일할 나이인 20~44세의 연령층도 33.6%만 취업한 상태다. 같은 해 전국의 15세 이상 여성 중 취업자는 50%에 육박했다.

또 어느 정도 양적인 증가를 이루더라도 단순노무직에서 전문직으로 질적 개선은 더욱 힘든 과제가 될 것이라는 게 일반적인 분석이다.

고용노동부 장종서 사무관은 "결혼이민자의 경우는 언어적인 장벽도 크다"며 "결혼이민자 일자리 문제는 양적인 개선보다 질적인 개선에 더 많은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ev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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