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배움카드제' 전문교사 속앓이 11일 고용노동부 등에 따르면 고용노동부가 고용지원센터에 구직자 등록을 한 실업자를 대상으로 200만 원 한도의 개인 계좌카드를 발급해 주고 이 금액 안에서 자신이 원하는 직업훈련 프로그램을 골라서 신청할 수 있는 '내일배움카드제'를 시범운영하고 있다. 이에 따라 구직자의 경우 직업훈련에 대한 선택의 폭은 넓어졌지만 종전 100% 국비 지원해주던 실업자 훈련과 달리 교육비의 20%를 스스로 부담해야한다. 구직자에게 본인 비용을 부담하게 해 자발적인 참여를 유도한다는 게 제도 도입 취지였지만 이 부분이 오히려 현장에서 일하고 있는 교사들의 목을 죄고 있다는 것이다. 전액 국비로 1년 혹은 6개월 간 고정적으로 진행되던 강의는 구직자들의 계좌 한도액에 맞춰 2~3개월짜리 단기 강의로 편성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나마도 학생 모집이 완료되어야 예산이 지원되면서 수강 희망자가 없을 경우 강의가 폐강되기 일쑤다. 제빵, 미용 등 인기강의에 구직자들이 몰리는 대신 금형이나 용접 등 제조업 등에서 요구하는 기술자를 양산하는 수업은 폐강이 속출하고 있다. 여기에다 구직자 입장에선 비록 일부지만 자비를 들여야하기 때문에 수강 희망 구직자도 점차 줄어들고 있는 실정이다. 한국노동연구원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적으로 '내일배움카드'를 발급받은 실업자 가운데 실제 직업훈련에 참가한 인원은 대상자의 45.5%에 불과했다. 실제로 직업훈련학교에 근무 중인 한 교사는 "1년이 아니라 다만 6개월이라도 고정 수업이 있으면 수업을 맡아보겠지만 제도 도입 이후 강의가 자주 폐강되거나 단기 강의여서 학교는 학교대로 교사 확보에 비상이 걸렸고 교사들은 교사들대로 살 길을 찾아 기업체로 떠나간다"고 전했다. 부산의 한 대형 직업전문학교 관계자는 "부산의 대형 직업전문학교도 최근 1년 사이 교사의 40%가 그만두거나 기업체로 이직한 상태"라면서 "이 같은 사정은 규모가 작은 중소 훈련기관일수록 극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내년부터 실업자훈련이 완전히 없어지고 내일배움카드제가 전면시행되면 교육기관에 종사하고 있는 교사들의 비정규직 전환은 더욱 가속화될 것"이라고 예고했다. 정부는 현재 2010년부터 실업자 훈련 예산중 71%를 투입해 내일배움카드제를 운용 중이며, 내년부터 실업자훈련을 없애고 내일배움카드제를 전면시행할 계획이다. 권상국 기자 ksk@busa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