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부 김미영(43세)씨는 얼마 전 큰 맘 먹고 계획하고 있던 자원봉사꺼리를 찾아 나섰다. 초등학생인 두 아이와 함께 보육원이나 장애시설 등에 나가 하루 동안 봉사를 해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아이들의 인성 교육에도 도움이 되고 늘 바빠서 미루고만 있었는데 마침 시간이 나서 의미 있는 봉사를 하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김씨는 자신의 여건에 맞는 봉사꺼리를 찾을 수 없어 포기해야만 했다. 왜냐하면 여러 사회복지기관에 전화해서 봉사 의사를 밝혔지만 1회성 봉사자를 원하는 곳은 없었기 때문이다.


김씨처럼 우리 주변에 봉사하고 싶어하는 사람은 많다. 하지만 여건상 시간과 여유가 없어서 못하는 사람들이 상당수다. 2008년 서초구자원봉사센터의 위탁기관이자 자원봉사전문기관인 사)볼런티어21에서 실시한 자원봉사 의식조사 결과에 따르면, 국민의 자원봉사 참여율은 20%로 선진국(영국 59%)에 훨씬 못 미치는 수치를 보이고 있다. 놀랍게도 자원봉사에 참여할 의사가 있는가? 란 질문에는 80%가 ‘참여하겠다’라는 의사를 밝혔다. 그럼에도 “참여하지 않는 이유?”를 묻는 질문에는 “바빠서”란 대답이 69.3%를 차지했다.


서초구자원봉사센터 정혜진 사회복지사는 “요즘 주부나 직장인, 학생 등 많은 사람들이 봉사하고 싶다며 전화 문의가 오지만 대부분 1회성 봉사꺼리를 찾는 이가 많다”며 “지속적이며 정기적으로 봉사해야 한다고 말하면 부담스러워 하거나 참여 자체를 기피하는 경향이 있다"고 말한다.


쉽고 편하지만 제대로 된 봉사체험

그렇다면 바쁜 현대인이 손쉽게 참여할 수 있는 봉사꺼리는 없는 것일까. 서초구에서 실시하고 있는 핸즈온(Hands On) 프로그램은 바쁜 현대인의 라이프 스타일을 고려해서 만든 1회성 봉사 프로그램으로 첫 봉사를 시작하는 이들에게 특히 안성맞춤인 프로그램이다. 이 프로그램은 점심시간이나 휴일 등 짜투리 시간을 이용해서 일시적, 일회적, 단기적으로 손쉽게 자원봉사에 참여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봉사시간도 하루 종일 하는 것이 아니라 3~4시간 정도 할애하면 된다.

핸즈온 프로그램은 1987년 미국에서 시작됐다. 뉴욕, 워싱턴, 아틀란타 등의 대학생, 직장인들이 주말이나 저녁시간을 이용해서 비정기적이고, 팀 단위로 활동할 수 있는 봉사 일감을 찾았으나 이런 일감을 찾기 어려워지자, 직접 새로운 단체를 만들고 바쁜 도시인들을 위한 다양한 프로젝트를 개발하여 활동하게 되면서 본격화 되었다. 현재 핸즈온 네트워크는 미국뿐만 아니라 암스테르담, 도쿄, 브라질, 아프리카, 스위스, 호주 등 전세계 64개의 자원봉사 단체와 네트워크를 맺고 있다.

핸즈온의 산실 서초구자원봉사센터

국내 처음으로 핸즈온 프로그램을 기획해 진행하고 있는 서초구자원봉사센터 김현숙 소장은 “과거의 자원봉사가 정기적, 장기적, 지속적 봉사를 지향함으로써 참여율이 낮고, 중도 탈락율이 높았다면 핸즈온 프로그램은 이를 보완해 바쁜 현대인들이 짜투리 시간을 활용해 손쉽고 유연하게 자원봉사에 참여할 수 있도록 유도하기 위해 만든 자원봉사에 대한 새로운 접근방법” 이라고 설명한다.

현재 주 5일제 근무와 함께 주말 봉사꺼리를 찾는 직장인은 늘고 있지만 현실적으로 주말에는 사회복지기관들도 문을 닫는 곳이 많아 주말 봉사꺼리를 찾기란 쉽지 않은 현실이다. 이에 서초구자원봉사센터는 2008년 볼런티어21과 함께 1회성 봉사프로그램인 ‘핸즈온 프로젝트’를 시작해 2010년 안정화 시기를 거쳐 2011년 일주일에 한 시간만이라도 자원봉사에 참여하고 싶은 이들을 위해 손쉽게 1회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핸즈온 프로그램을 상시프로그램으로 운영하고 있다. 현재 서초구자원봉사센터에서는 매월 금요일에서 토요일까지 7개 프로그램이 진행중이다.

핸즈온의 꽃 프로젝트리더

핸즈온 프로그램의 특이한 점은 각각의 프로그램마다 프로젝트 리더(Project Leader)가 있다는 점이다. 프로젝트 리더 역시 자원봉사자다. 이들은 대부분 1년 이상의 봉사 경력을 가지고 있으며 서초구자원봉사센터에서 소정의 교육을 받고 투입된 전문 봉사자들이라 할 수 있다. 이들은 멋진 여행을 안내하는 가이드처럼 처음 시작하는 봉사자들이 자원봉사활동에 잘 참여할 수 있도록 안내하고 지도하는 역할을 한다. 그렇다고 단순한 안내자는 아니다. 그들은 해당 활동을 위한 사전 계획에서 준비, 현장 진행, 프로젝트 사후관리, 자원봉사자 모집 및 케어(care)까지 봉사활동에 따른 총괄적인 것을 담당한다. 때문에 일반 시민들은 잘 훈련된 시민리더(=프로젝트리더)를 통해 질 높은 자원봉사 프로그램에 자연스럽고 편하게 참여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현재 서초구자원봉사센터에는 26명의 프로젝트리더가 활동중이다.

국내 핸즈온 인기리에 진행중

현재 서초구 자원봉사센터에서 진행중인 핸즈온 프로그램에는 국공립 어린이집 소독 청소에서 장애인들의 사회적응을 지원하는 활동, 한강시민공원 환경정화활동, 재활용으로 이웃사랑 실천하는 벼룩시장활동 등 다양하다.

핸즈온의 대표 프로그램인 ‘헌인릉 지킴이’ 프로그램에 참여했던 주부 구현주(42세)씨는 6학년, 3학년인 두 아이와 함께 지난 4월 첫 봉사에 나섰다. “아이들이 어려서 엄두를 못내고 있었는데 마침 핸즈온 프로그램이 있어 참여할 수 있었다”는 구씨는 “무의미하게 놀러 다니는 것보다 헌인릉에 가서 청소도 하고 봉사를 체험하며 문화재를 지키는 데 일조할 수 있어 뿌듯했다”고 말한다. 구씨는 “첫 봉사 경험을 살려 벼룩시장 프로그램 등 다양한 핸즈온 프로그램에 참여하며 아이들에게 어려서부터 봉사의 의미를 체험하게 해줄 계획”이라고 밝혔다.

핸즈온 프로그램에 참가를 희망하는 이들은 서초구자원봉사센터(T. 573-9252, www.seochov.or.kr)로 신청하면 된다.

* 내일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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