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일부터 26일까지 포항시립중앙아트홀에서는 포항시립연극단(상임연출자 김삼일)의 제152회 작품인 '리어왕'이 장기 공연되고 있다. 지난 2010년 11월의 '햄릿'과 올해 3월에 '오셀로'공연에 이어 세 번째 공연되는 셰익스피어의 작품이다.


특히 주목을 끄는 것은 올 들어 포항시립연극단의 유료 관객 수가 서울국립극단과 비슷한 수준에 육박하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 1983년 5월, 국내 지방자치단체 가운데서 가장 먼저 창단한 포항시립연극단. 그동안 정통 연출-연기를 면면이 이어오며 상당한 수준이라는 평가를 받아왔다, 그러나 초대권 위주의 무료공연으로 일관하며 관객동원의 측면에서는 낙제점을 면하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2009년 가을 정기공연이었던 '집신골(集臣谷)의 어머니'부터 초대권 제도를 없애고 전 좌석의 유료화를 시도한 결과, 2010년 11월 '햄릿' (셰익스피어 작, 김삼일 연출) 공연 때부터는 시민과 학생들의 관람이 쇄도해 4천62명의 유료 관객을 기록하며 유료좌석 점유율 86%를 보였다. 이어 2011년 3월 '오셀로'(셰익스피어 작, 김삼일 연출) 공연은 유료관객수가 4천7백 명으로 98%의 유료좌석 점유율을 보이기에 이르렀다. 현재 공연되고 있는 '리어왕'(셰익스피어 작, 김삼일 연출)의 경우 6월 7일 현재 유료 관객 수가 4천2백여 명에 이르고 있어 포항시민의 연극에 대한 사랑과 열정을 읽을 수 있다. 이런 추세라면 공연이 끝나는 오는 26일까지는 유료관객수가 6천여 명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포항시립연극단의 이와 같은 유료 관객 수 증가는 연극 공연장으로 적합한 시내 중심가인 육거리에 자리 잡은 포항시립중앙아트홀이 지난 2010년 9월 개관한데다, 미리부터 포항시립연극단(상임연출자 김삼일) 스스로가 개혁을 기치로, 서울의 유명극단의 포항 공연(유료, 무료)과 질적 대결은 물론 '공짜표와의 전쟁'을 선포하고 나선 김삼일 상임연출자의 과감한 의지와 집념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국내외 명작위주로 작품을 선정하고, 지금까지 보통 10일 이내의 진행되어왔던 단기공연에서 벗어나 국립극단과 같이 작품 평균 20일이 넘는 장기공연을 기획함으로써 연극 매니아 층은 물론 시민 모두에게 관람의 기회를 넓혀 주었고, 공연작품마다 서울의 유명 극단 공연과 비교해서 손색이 없다는 평가가 나오는 것도 그의 연극에 대한 사랑과 집착이 컸기에 가능했다.


김삼일 상임연출자는 앞으로 2년 이내에 연간 유료관객 수 3만여 명에, 입장수입은 1억5천여만 원에 달할 것을 내다봤다. 원로 연극평론가 유민영(서울예술대학교 석좌교수) 씨는 "이태리 밀라노에 있는 필콜로 극단은 수도 로마에 있지 않고 지방에 있는 작은 극단이지만 지역민들의 호응 속에 이태리 제1의 극단에 이어 세계 5대 극단으로 손꼽히는 유명극단"이라 지적하고 있다.


포항시립연극단의 이러한 개혁적인 모습은 국내 최고의 연극상(조선일보제정, 상금 5천만원)으로 불리는 '이해랑 연극상' 수상자이기도 한 김삼일 상임연출자의 투철한 연극정신으로 양성된 탄탄한 전속 배우들이 있기에 머지않아 국립극단과 대등한 위치를 확보하고 해외에서도 손꼽는 유명 극단이 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은 나만의 희망이 아닐 것이다.

서상은 호미수회 명예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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