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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용노동부 차관이재갑 |
올해 들어 취업자 수가 월평균 46만6천명이 늘었고, 임금근로자 중 상용근로자의 비중도 지난해 처음으로 60%를 넘어선 이후 계속 오르고 있다. 이처럼 지표로 보는 고용 상황은 양호한데도 국민들이 느끼는 고용 사정이 어려운 이유는 무엇일까?
청년층의 구직난, 중장년층의 조기 은퇴, 여성의 경력 단절 등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근로빈곤의 문제도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우리나라에는 저임금근로자의 비중이 22.0%를 차지하고 있고, 이들 대다수는 고용환경이 좋지 못한 중소규모 사업체에 종사하고 있다.
근로빈곤의 문제는 비단 우리나라만 겪는 고민은 아닌 듯 하다. 미국이 경제호황기였던 2000년 전후, 저널리스트 바버라 에런라이크가 식당 웨이트리스, 청소부, 대형마트 판매직원 등으로 일하면서 몸으로 겪은 경험을 바탕으로 “노동의 배신”이라는 책을 저술했다. 그 책에는 취약근로자들의 고단한 현실이 나오는데, 열심히 일해도 생활이 나아지지 않는 근로빈곤층의 모습을 잘 보여주고 있다. 일본 NHK에서 2006년 스페셜 프로그램으로 방영한 “위킹푸어”에서도 마찬가지이다.
우리는 일을 통해 모든 국민이 더욱 나은 생활을 할 수 있는 사회를 지향하고 있다. 하지만, 일자리가 많이 만들어져도 일을 통해 생활이 나아지지 않거나 오히려 어려워진다면 국민들은 희망을 갖기 어려울 것이다. 일자리의 양과 질을 모두 놓칠 수 없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고용안전망의 사각지대가 저임금, 비정규직 등 취약근로자에게 집중되어 있는 만큼 일자리의 질을 개선하는 첫걸음은 고용안전망의 빈틈을 메우는 것이다. 우리나라는 제도상으로 선진국과 같이 4대 사회보험 등 고용안전망 체계를 갖추고 있지만, 영세사업장의 저임금 근로자를 중심으로 아직 가입하지 않은 사업주와 근로자가 많은 상황이다. 따라서 고용안전망을 탄탄히 하고 부족한 점을 보완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올해 고용노동부는 크게 세 가지 정책에 역점을 두고 있다. 첫째는, 저임금 근로자의 사회보험료 일부를 지원하는 “두루누리 사회보험 지원”이다. 10인 미만 사업장 저임금 근로자의 고용보험과 국민연금 보험료를 최대 50%까지 지원하여 보험료 부담을 덜어주는 동시에, 이들에게는 멀게만 느껴졌던 고용보험과 국민연금의 혜택을 받을 수 있게 하는 것이다. 지난 2월부터 16개 기초자치단체 시범사업을 거쳐 7월부터 전국으로 확대 시행되고 있다. 둘째, “청·장년층 내일 희망찾기 사업”이다. 취업에 어려움을 겪는 청년·중장년 미취업자를 대상으로 취업상담에서, 직업훈련, 취업알선으로 이어지는 통합 취업지원 서비스를 제공하고 참여기간 동안에는 최대 월 31만6천원의 수당을 지급한다. 특히 실업급여 수급 종료자와 수급요건을 충족하지 못한 분들에게도 개방하고 있어 고용안전망을 중층적으로 두텁게 할 것으로 기대된다. 7월부터는 중장년층 참여자의 연령과 소득 요건 등을 완화하여 좀 더 많은 구직자들이 혜택을 볼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셋째 “자영업자 고용보험 임의가입 제도”이다. 자영업자도 일을 하는 사람인데, 지금까지는 고용보험제도가 임금근로자 중심으로 되어 있어 자영업자들은 혜택을 볼 수 없었다. 지난 2009년부터 제도 보완을 시작하여 지난 해 법 개정을 통해 결실을 보았다. 그 결과 올해 1월22일부터 자영업자들도 희망하는 경우 고용보험에 가입할 수 있도록 하여 불가피하게 일을 그만두게 되는 경우 90~180일 동안 실업급여의 혜택을 받을 수 있게 됐다. 뿐만 아니라 내일배움카드 등을 통한 직업능력개발도 지원받을 수 있다. 이 제도는 시행한지 채 6개월밖에 안됐지만 가입자 수가 10,000명을 넘어설 정도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앞으로 더 많은 자영업자들이 혜택을 볼 수 있도록 가입촉진활동을 지속할 계획이다.
아울러, 이들 사업이 올해 처음 시작돼 당초 예상하지 못했던 문제점들이 발생할 수 있는 만큼 현장 중심으로 귀를 기울이고 수요자 관점에서 신속하게 개선대책을 수립·시행할 방침이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자리는 일자리”라는 어느 교수의 말씀이 기억난다. 고용안전망의 빈틈을 매우기 위해 역점을 두고 추진하고 있는 정책이 아름다운 일자리를 만드는데 큰 밑거름이 되기를 기대해 본다. < 저작권자 © 경기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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