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업자의 취업훈련 비용을 지원하는 내일배움카드 제도가 부실하게 운영되고 있어 개선이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김경협 의원실은 고용노동부의 내일배움카드 발급 현황, 담당자 현황 등 운영실태를 분석한 결과 이 같이 나타났다고 20일 밝혔다. 내일배움카드제는 실업자ㆍ저소득자가 취업을 위해 직업훈련을 받을 경우 최대 300만원까지 훈련비를 지원해주는 제도로 2011년에 23만7,823명이 발급받았다.

김 의원은 실업자가 신청을 하면 일단 카드를 발급해주고 보는 '묻지마 발급'이 이뤄지고 있다며 실업자의 훈련 필요성과 욕구, 훈련기관의 수요 등을 꼼꼼하게 살펴 발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의원실에 따르면 지난해 고용센터별 내일배움카드 계좌발급현황을 보면 발급신청 대비 발급건수가 97%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카드를 발급받은 실업자가 실제 훈련에 참여하는 비율은 2011년 기준 74.7%에 그쳤다.

고용부는 카드를 발급해준 구직자에 맞는 직업훈련을 알선해준다. 이 때도 구직자의 특성과 취업 성공 가능성, 지역의 산업수요 등을 면밀히 고려하는 것이 아니라 단순히 '인기 직종'에 몰아주는 경향이 강한 것으로 드러났다.

올 7월 현재 ▦경영ㆍ회계ㆍ사무 ▦음식서비스 ▦문화예술ㆍ디자인ㆍ방송 ▦미용ㆍ숙박ㆍ여행 등 4대 인기 직종의 훈련참여 비율은 59.8%로 절반을 넘었다. 수요가 지나치게 쏠리다 보니 성과는 떨어졌다. 4대 직종의 취업률은 카드를 발급받은 전체 구직자의 취업률(38~39%)보다 최고 13.3%포인트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고용부는 지난 8월 4대 직종에 대한 계좌발급을 축소하라고 고용센터와 민간위탁기관에 공문을 보내기도 했다. 10월부터는 미용서비스ㆍ음식서비스분야에 대한 내일배움카드 계좌 발급을 아예 중지하고 사무직종과 디자인 분야도 발급 심의를 엄격히 하기로 했다.

내일배움카드제도가 내실 있게 운영되지 못하는 데는 고용센터에서 카드를 발급해주는 직원의 전문성이 떨어지기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내일배움카드를 발급해주는 직원 1,106명 가운데 정식 공무원은 279명(25.2%)에 불과했다. 나머지는 계약직 638명, 무기계약직 189명 등 비정규직 직원이다.

김경협 의원은 "전문지식에 부족한 한시적 근로자들이 업무를 담당하다 보니 내실 있는 취업 상담과 훈련 수요 파악이 제대로 이뤄질 수 없다"며 "카드발급자의 전문성을 강화해 구직자의 훈련필요성을 판단하고 취업까지 책임지는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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