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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성규
시인·강원인력개발원장 |
‘니트족(Not in Education, Employment or Training)’이라는 말은 영국 정부가 1999년에 작성한 조사보고서에서 유래한 말로, 블레어 정권의 정책 슬로건의 하나이기도 하다. 이 보고서에서의 니트족의 정의는 교육기관에 소속되지 않고 채용되지 않았으며, 직업훈련에 참가하지도 않는 16~18세의 청소년을 일컫는 말이다. 우리나라의 경우는 취업 경쟁에서 밀려나 일하지도 않고, 일할 의지도 없는 15∼34세의 젊은 무직자를 뜻하는 말로, 일자리를 구하지 못하여 근로의욕을 상실한 청년실업자를 가리키는 포괄적 의미로 흔히 사용하고 있다.
최근 통계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니트족은 108만명으로 OECD국가 중 1위를 기록하고 있다고 하니 그 심각성을 짐작해 볼 수가 있다. 젊은 계층이 열심히 일하고, 창의적인 생각으로 사회를 이끌어 나가야 함에도, 생산가능 계층인 젊은 인구는 줄어드는 추세속에 니트족은 오히려 늘어나고 있으니 우리사회의 고심이 깊을 수밖에 없다. 요즘 우스갯말로 ‘대학을 졸업한 딸은 집에서 놀고 엄마는 식당에 나가 일을 한다’고 하는 말까지 회자되고 있을 정도이니 니트족의 심각성을 방증하는 셈이다.
우리 주변에서도 현실적인 눈높이보다는 조건이 좋거나 편하고 쉬운 일자리만을 고집하다가 결국은 일자리를 놓치고 마는 젊은이들을 종종 볼 수 있다. 더욱이 평균 대학진학률이 70%를 넘어서는 현실 속에서 대학 졸업자의 양산에 따른 니트족의 증가 문제도 심각히 고민해야 할 대목이기도 하다.
높은 대학 진학률의 여파로 기업은 기업대로 대학 졸업자에 대한 만족도가 낮아지는 등의 애로사항을 호소하고 있다. 이러한 연유로 산업현장에서는 전문대학이나 직업교육기관을 통해 실무기술을 익힌 인력을 선호함은 당연한 귀결이다. 하지만 기업은 여전히 인력부족을 호소하고 있고 젊은이들은 산업현장을 기피하는 현상까지 맞물려 미스매치로 인한 인력불균형이 반복되고 있는 상황이다.
교육훈련 현장에서는 취업 및 자격증 취득, 전액 무료교육 및 기숙사 제공, 교육수당 지급 등을 내세워 교육생 모집에 나서고 있지만 교육 수요자의 반응에는 여전히 온도차가 있다. 외형의 스펙보다는 내형의 실력을 먼저 갖추고, 당장 편한 것만 좇는 근시안적 시각보다는 장기적인 안목으로 미래를 준비한다면, 많은 젊은이들이 보다 안정된 직장을 얻게 되고, 결국 개인과 기업은 물론 국가와 사회의 발전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니트족 100만 시대라는 우울한 소식과 더불어 청년실업률은 사상 최고치인 10%에 육박하고 있는 현실속에, 산업현장 기피 현상으로 인해 많은 기업들이 만성적인 일손 부족에 시달리고 있다. 공공 경제단체인 대한상공회의소가 운영하는 강원인력개발원에서도 교육이수 후 산업현장에서 근무할 국가기간전략산업과정 등의 교육생을 모집하고 있다. 눈높이를 조금 낮추고 주변을 둘러본다면 얼마든지 취업을 위한 통로가 열려 있다.
새로운 사회 현상으로 대두한 니트족 문제. 이들이 안정된 직장을 가지지 못하고 정상적인 사회 활동에 참여하지 못한다면 결국 이는 우리사회에 ‘청년실업문제’라는 부메랑으로 돌아올 것이 분명하다.
니트족 문제는 단순한 청년실업 차원이 아닌 그 이상의 사회적 문제를 내포하고 있는 만큼, 선제적인 대응을 통해, 이들을 노동시장으로 끌어들이기 위한 관심과 대책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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