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력단절 여성들을 위한 여성새로일하기센터는 교육에서부터 이력서 쓰기, 면접보는 요령까지 알려주며 여성 취업을 알선해주고 있다. 대구여성인력개발센터에서 한식조리사 과정을 듣는 여성들의 표정이 진지하다. 이채근기자 mincho@msnet.co.kr

경력·능력 파악 후 '새로일하기센터' 찾아라 
 
경력단절 여성들을 위한 여성새로일하기센터는 교육에서부터 이력서 쓰기, 면접보는 요령까지 알려주며 여성 취업을 알선해주고 있다. 대구여성인력개발센터에서 한식조리사 과정을 듣는 여성들의 표정이 진지하다. 이채근기자 mincho@msnet.co.kr 
 
“학교 졸업하고 집에서 가사일만 하다가 아이들도 대학에 들어가고 시간적 여유가 생겼습니다. 내가 무엇인가 할 수 있는 일이 있을까 생각하던 끝에 이 프로그램을 듣게 됐어요.”(배숙이·46·대구 남구 봉덕3동)
“출근시간에 만원 버스에 오르기는 정말 오랜만입니다. 전업주부로 지내다 보니 이 시간은 가족들 뒷바라지할 시간인데 나름 차려입고 나오니 출근하는 기분도 들고 상쾌하네요.”(최진희·48·대구 달서구 용산동)

◆다시 일하려는 여성들

이들은 한때 꽤 괜찮은 연봉을 받는 잘나가는 아가씨였다. 하지만 결혼 후 아이들이 하나 둘 태어나면서 아이는 엄마가 키워야 한다는 신념으로 직장을 그만뒀다. 아이들이 중학생이 되자 갑자기 공허해지기 시작했다. 아이들만 바라보며 살아왔던 세월이 억울하고 다시 사회로 돌아가고 싶어졌다.

이런 경우 어디에서 도움을 받을 수 있을까. 오랜 경력단절 여성이나 별다른 기술 없이 직장을 구하고 싶어하는 여성들은 여성새로일하기센터를 찾으면 된다. 2009년 이후 여성부 지원 여성새로일하기센터가 지역에 세 군데 생겼다.

이 가운데 대구여성인력개발센터는 1994년 대구YMCA 일하는 여성의 집으로 개원해 2009년 2월 여성부와 노동부가 지원하는 여성새로일하기센터 사업을 시작했다. 연간 100명 이상의 여성이 수료했거나 수료를 앞두고 있다.

대구여성인력개발센터 여성새로일하기센터 지현주 관장은 “여성들의 사회 참여를 유도하고 고학력 실업 여성들의 능력을 사회에 환원하기 위해 여성새로일하기센터가 만들어졌다”고 말했다. 정부에서 여성의 사회 참여를 위해 단편적인 노력 외에 정식 기구를 만든 것은 처음이다.

일자리를 구하려는 경력단절 여성들이 많아지는 것은 자녀 수가 한둘에 불과해 자녀에게 손이 가는 시간이 짧아진데다 외벌이로는 경제 생활이 힘든 현실을 반영하기도 한다. 또 이혼율이 높아지면서 여성 가장이 늘어난 탓도 있다.

결혼, 출산 등의 이유로 직장을 그만두었던 여성들은 아이가 커나가고 자아 정체성에 회의를 느낄 즈음 다시 사회로 나가 일하고 싶어한다. 우울증에 걸려 센터를 찾는 여성들도 적지 않다. 그러면 여성새로일하기센터는 교육 및 취업을 알선해준다.

◆일자리는 많으나 연봉은 약하다

여성새로일하기센터에서 제공하는 강좌를 살펴보면 시대상과 함께 지역적 특성을 반영하고 있다. 유난히 찜요리를 좋아하는 대구 사람들을 겨냥한 ‘찜’창업 전문반이 있는가 하면 최근 몇 년 새 크게 늘어난 커피 전문점 수요를 위해 커피 바리스타 양성 과정도 있다. 베이비시터, 산모 도우미의 수요가 늘면서 홈케어 관리사 과정도 많이 듣는다.

이 가운데 여성새로일하기센터를 찾는 여성들에게 가장 인기 높은 강좌는 한식조리기능사 과정. 박지연 팀장은 “주부들은 오랫동안 요리를 해온 만큼 여성들이 부담없이 시작하기 쉽다”고 말한다. 과정을 이수하면 주로 식당, 학교 급식소, 일반 기업체의 식당 등에 취업할 수 있다.

사무직 경험이 있는 여성들은 엑셀, 파워포인트, 전산세무회계 과정을 이수해 다시 사무직으로 취업하기도 한다.

하지만 구직자와 구인업체 간에 눈높이가 맞지 않는 것이 현실. 구인업체는 최저임금을 제공하려 하고 구직자는 예전에 받던 연봉을 생각해 더 많은 임금을 바라는 것이 현실이다. 현재 대구에서 구인활동을 하고 있는 제조업들이 제시하는 연봉은 연 1천200만원 선. 또 업체는 오랫동안 근무할 수 있는 풀타임 근로자를 구하지만 주부들은 육아문제 때문에 이것이 쉽지 않다. 경력단절 여성을 3개월 채용하면 월 50만원을 기업체에 지원하는 제도가 있긴 하지만 제도적 지원이 미비한 것이 사실이다.

그러다 보니 일하려는 사람은 넘쳐나지만 동시에 일자리가 남아도는 것이 현실이다.

구직뿐만 아니라 자녀교육을 위해 교육을 듣는 사람들도 없지 않다. 태교를 위해 동화구연지도사 과정을, 자녀를 직접 가르치기 위해 어린이영어지도사, 유아놀이수학지도사 등의 과정을 듣기도 한다. 어린이영어지도사의 경우 해외연수 유경험자는 물론 영어 회화가 자유자재로 가능한 여성들도 꽤 많다.

이렇게 교육을 거친 주부사원들은 일터에서 인기가 많다. 주부들은 이직률이 낮고 책임감이 강해 일부러 주부사원을 찾는 업주들도 있을 정도. 힘든 일이나 궂은일을 외면하는 젊은이들보다 훨씬 믿음직스럽기 때문이다.

“52세 여성이 컴퓨터와 전산회계과정을 듣고 사무직에 취업한 경우도 있어요. 자신이 노력하는 만큼의 결실을 얻을 수 있어요.” 박 팀장의 말이다.

◆경력과 능력에 맞게 준비해야

경력단절 여성들이 취업을 염두에 둔다면 무엇을 해야 할까. 박 팀장은 우선 자신의 능력과 원하는 조건 등을 확실히 파악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한다. “일단 상담을 받아보는 게 좋아요. 자신의 삶을 돌아보며 어떤 분야에 자신이 있는지, 경력을 어떻게 살리면 좋은지 꼼꼼하게 따져보는 게 좋죠. 여성새로일하기센터에서 직업선호도 검사를 받아보는 것도 좋습니다. 큰맘 먹고 도전하는 만큼 꼼꼼히 준비하면 그만큼 성공률도 높아요.”

여성새로일하기센터에서는 이력서 작성을 도와주기도 하고 면접 시 동행해주는 등 적극적으로 지원한다. 또 22개월 이상 유아들이 이용할 수 있는 놀이방이 있어 아이를 맡기고 교육을 받을 수 있다. 이 놀이방의 경우 교육생 이외에도 아이를 맡길 수 있어 인근 주민들에게 인기가 높다.

대구여성인력개발센터(053-472-2280) 외에도 대구여성회관 내 여성새로일하기센터(053-310-0110), 대구달서여성인력개발센터 등이 있다. 교육 내용은 조금씩 달라 꼼꼼히 따져보고 자신에게 맞는 곳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여성새로일하기센터의 수강료는 강좌에 따라 차이가 있는데 1개월 기준 4만~8만원 선이다.

이와는 별도로 국비지원 직업능력개발계좌제 훈련과정의 경우 이달 중순부터 일부 강좌의 본인 부담금이 20%에서 40%로 늘어나게 되므로 미리 확인해야 한다.

최세정기자 beacon@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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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0년 07월 24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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